목차
● "그가 온다 기이하고 매력적인 클래식 공포" <노스페라투> 정보 및 줄거리
● 등장인물
● 국내 및 해외 평가
정보 및 줄거리
로버트 에거스가 연출과 각본을 맡고 빌 스카스가드, 릴리로즈 뎁이 주연을 맡은 1922년작 공포 영화 〈노스페라투〉의 두 번째 리메이크 영화이다. 어원은 그리스어로 '병을 옮기는 자(nosophoros)'에서 따왔다는 설, 루마니아어 설, 고대 슬로바키아어 설 등이 있다. 젊은 부동산 중개인 토마스 후터(니콜라스 홀트)는 상사의 명령을 받고 외딴 마을 트란실바니아로 향한다. 그의 임무는 신비로운 귀족 올록 백작(빌 스카스가드)에게 부동산을 팔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 엘렌(릴리로즈 뎁)을 남겨두고 떠난 후터는 점점 기괴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올록 백작에 대해 두려움에 가득 차 있었으며, 그의 성을 언급하는 것조차 꺼린다. 후터는 성에 도착하자마자 올록 백작의 음산하고 기묘한 외모에 충격을 받는다. 비정상적으로 창백한 피부, 길게 뻗은 손톱,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그는 인간이라기보다는 괴물에 가까운 존재였다. 밤마다 백작은 후터의 방을 찾아와 그를 관찰하고, 후터는 점점 생기를 잃어가며 악몽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 후터는 백작이 사실 수백 년 동안 저주받은 불사의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백작은 엘렌의 초상화를 보고 강한 집착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홀린 그는 엘렌을 자신의 신부로 삼기 위해 트란실바니아를 떠나 후터가 살고 있는 도시로 향한다.
후터는 필사적으로 성을 탈출하여 집으로 돌아가지만, 이미 올록 백작은 도시에 도착해 있었고, 그의 저주가 도시 전역에 퍼지기 시작한다. 원인 모를 전염병과 기이한 죽음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혼란에 빠진다. 한편, 지퍼스 박사(랠프 아인슨)와 프란츠 교수(윌렘 대포)는 이 미스터리한 죽음의 원인이 뱀파이어임을 밝혀내고 저주를 풀기 위해 후터와 협력한다. 그들은 백작을 저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고대의 문서를 탐독하고, 백작의 힘이 새벽 햇빛에 의해 무력화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엘렌은 자신이 미끼가 되어 백작을 유인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올록 백작에게 자신의 피를 바쳐 그를 새벽까지 묶어두는 데 성공하고, 결국 백작은 첫 햇빛을 받고 비명과 함께 재가 되어 사라진다. 도시의 저주는 풀리지만, 엘렌은 백작에게 물렸던 상처로 인해 서서히 생명이 다해간다. 그녀의 희생으로 저주에서 벗어난 도시 사람들은 그녀를 영웅으로 기억하며 장례를 치른다. 영화는 뱀파이어 헌터(요르단 하이)가 엘렌의 묘비 앞에서 마지막으로 경의를 표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하지만 그 순간, 묘비 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백작의 저주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등장인물
각 인물들은 고딕 호러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하며, 영화의 서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록 백작 (빌 스카스가드) : 이 영화의 핵심 악역이자 저주받은 불사의 뱀파이어. 고대의 저주로 인해 죽지 않는 몸과 초인적인 힘을 지녔지만, 빛에 약한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트란실바니아의 외딴 성에 고립된 채 수백 년을 살아왔으며, 엘렌의 초상화를 보고 그녀에게 집착하게 된다. 그의 존재는 공포 그 자체이며, 등장할 때마다 음산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빌 스카스가드는 특유의 섬뜩한 표정 연기와 신체적 움직임으로 고전적인 뱀파이어의 이미지를 재해석했다.
토마스 후터 (니콜라스 홀트) : 젊고 열정적인 부동산 중개인. 아내 엘렌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상사의 명령으로 트란실바니아로 떠나면서 악몽 같은 사건에 휘말린다. 올록 백작의 정체를 알아챈 뒤, 필사적으로 탈출하여 엘렌을 구하기 위해 싸운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순수하고 낙천적인 성격을 보이지만, 점점 두려움과 고뇌에 찬 인물로 변화해 간다. 그의 여정은 고전적인 '희생자'에서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엘렌 후터 (릴리로즈 뎁) : 토마스의 아내이자 올록 백작의 집착 대상. 순수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으며, 꿈을 통해 백작의 존재를 예감하고 불안해한다. 남편이 집을 비운 동안 점점 백작의 저주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다. 백작의 저주를 풀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하며,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피를 바쳐 백작을 햇빛에 노출시켜 물리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도 저주에 걸려 서서히 생명을 잃는 비극적 인물이다.
프리드리히 하르딩 (에런 테일러존슨) & 안나 하르딩 (엠마 코린) : 후터 부부의 친구이자 사건의 목격자들. 올록 백작의 존재를 처음으로 의심하고, 후터에게 경고하려 하지만 백작의 저주가 그들 역시 덮치게 된다. 이들은 도시의 혼란 속에서 공포에 떨며 생존을 위해 싸우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특히 프리드리히는 엘렌의 희생을 목격한 후 그녀의 희생정신을 기리며 백작과의 마지막 싸움에 합류한다.
알빈 에버하르트 폰 프란츠 교수 (윌렘 대포) : 고대 전설과 뱀파이어에 대한 지식을 가진 학자. 백작의 저주를 풀기 위한 열쇠를 쥔 인물로, 후터에게 뱀파이어의 약점과 물리칠 방법을 전수한다. 과거 백작과 얽힌 비밀이 있으며, 백작의 성에 직접 찾아가 위험천만한 조사를 진행한다. 그의 지식과 희생적인 결단이 영화의 전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빌헬름 지퍼스 박사 (랠프 아인슨) : 과학자이자 의사. 전염병의 원인을 조사하던 중 뱀파이어의 존재를 처음으로 감지하고 후터와 함께 백작의 정체를 추적한다. 논리적이고 냉철한 성격을 지녔으며, 과학적 접근으로 백작의 저주를 분석하지만 결국 고대의 힘 앞에서 무력함을 느낀다.
헤어 크녹 (사이먼 맥버니) : 올록 백작의 하수인이자 미치광이. 백작에게 충성을 바치며 도시에서 그의 명령을 수행한다. 그는 백작의 존재를 숭배하며 광기 어린 모습을 보여주며, 도시 사람들에게 공포를 퍼뜨리는 역할을 한다.
수간호사 (스테이시 투네스) & 뱀파이어 헌터 (요르단 하이) 수간호사 : 엘렌의 상태를 돌보며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고, 뱀파이어 헌터는 백작을 처단하기 위해 등장하는 전사적 인물이다. 헌터는 고대의 무기를 사용해 백작과 대적하며,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저주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레타 고양이 : 신비로운 존재로, 초자연적인 감각을 지닌 동물. 엘렌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미리 감지하며 그녀에게 경고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영화 전반에 걸쳐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해 불길한 예감을 자아낸다.
국내 및 해외 평가
"노스페라투"는 로버트 에거스의 독창적인 연출과 고딕 호러 장르의 고전적인 미장센이 어우러져 비평가들과 관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올록 백작을 연기한 빌 스카스가드의 소름 끼치는 연기력은 영화의 공포감을 배가시켰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는 특유의 섬뜩한 표정과 몸짓으로 고전적인 뱀파이어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캐릭터의 불길한 매력을 극대화했다. 덕분에 관객들은 단순한 악당이 아닌 비극적이고 서사적인 괴물로서의 올록 백작을 경험할 수 있었다.
로버트 에거스는 전반부에서 자신만의 특기인 미스터리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며 "더 위치나 라이트하우스"에서 보여준 미장센과 심리적 공포를 다시 한번 선보였다. 올록 백작의 성으로 향하는 장면들은 불길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객을 서서히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다. 특히 에거스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음향 디자인은 공포를 시각적 효과가 아닌 심리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이러한 부분에서 고딕 호러 장르의 정수를 살렸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후반부에 이르러 지퍼스 박사와 프란츠 교수가 합류하면서 영화는 전형적인 퇴마 판타지로 변모한다. 뱀파이어의 저주를 풀기 위한 모험과 전투가 주를 이루며, 액션과 판타지 요소가 강조된다. 이로 인해 전반부에서 구축한 미스터리하고 음산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특히 고전적인 고딕 호러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후반부의 빠른 전개와 상업적인 연출이 다소 아쉽게 다가왔다. 또한, 후반부에서 미스터리와 기괴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상업적으로 흥미를 끄는 액션 신과 퇴마 서사를 넣은 것은 로버트 에거스의 새로운 시도로 평가되었다. 덕분에 그의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난해함이 덜하고, 상업적인 매력이 강해져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호러 영화가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실제로 이러한 연출의 변화 덕분에 관객층이 넓어지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릴리로즈 뎁은 엘렌 후터 역할을 통해 공포와 슬픔, 희생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켰다. 니콜라스 홀트는 초반부 순수하고 낙천적인 인물에서 점점 절망과 공포에 빠져드는 토마스 후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에런 테일러존슨과 엠마 코린은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미장센과 촬영 기법 또한 영화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고딕 양식의 성과 음산한 배경, 어두운 색조의 조명은 고전 공포 영화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영화의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로버트 에거스는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의 원작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가미해 새롭고도 고풍스러운 공포를 만들어냈다. 반면 일부 평론가들은 영화가 전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 전환이 매끄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스터리하고 음산한 공포에서 판타지 퇴마물로 변하는 전개가 다소 갑작스럽다는 것이다. 또한 전반부에서 올록 백작의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감을 잘 쌓아놓고도, 후반부에 전형적인 액션 장면으로 해소한 것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스페라투"는 고전 호러 영화의 부활을 알리며 로버트 에거스의 연출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작품으로 남았다. 특히 에거스 감독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와 현대적 해석이 조화를 이루며, 고딕 호러 장르의 걸작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